장인어른은 낚시를 좋아하신다. 신장 투석 때문에 몸이 불편하신데도 몇 시간씩 대중교통으로 낚시를 다니신다. 본가엔 추석 전주에 다녀와 추석 당일 처가와 시간을 보내려고 어디로 모실지 여쭤봤더니 궁평항을 말씀하셨다. 새벽 6시에 집으로 모시러 가기로 했다.

추석 당일 5시 30분에 일어나 비몽사몽 간에 준비하고 처가집으로 갔다. 벌써 준비하고 기다리고 계셨다. 6시 정각에 이문동에서 출발하니 7시 20분에 궁평항에 도착했다. 연휴라 고속도로 통행료가 공짜다. 과천-평택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평소에도 통행량이 이 정도면 정말 천국일텐데.

아침마다 비우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다행히 궁평항 화장실은 꽤나 깨끗하다. 영혼의 양식으로 마음의 죄를 비워야 하는데 감기 기운에 머리가 몽롱했다. 매일 아침마다 가는 교회가 그립다. 새우깡이 1,500원이라 두 봉지를 샀다. 갈매기들 먹이 주는 재미가 쏠쏠하다.

낚시터에 가니 이미 장인어른이 5개나 되는 낚시대에 줄을 연결하고 미끼를 끼우는 작업이 한창이다. 조금 거들었는데 영 어설프다. 옆자리 탄탄해보이는 아저씨는 이장님처럼 벤치 아래에 물건을 내려놔라, 갯벌체험은 시에서 조개를 풀었다 등 꼼꼼하게 전체의 상황을 살피시고 조언을 주신다.

한두 시간이 지나도 고기는 잡히지 않는다. 옆에선 망둥어를 꾸준히 잡아 배를 가르고 햇볕에 말린다. 슬슬 지겨워져서 갯벌체험장에 갔는데 가격도 인심도 별로 내키지 않았다. 새우깡 2봉지를 갈매기에게 적선했다. 머리 위에 떠 있는 놈에게 새우깡을 던져서 받아먹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 갈매기가 침을 흘리는 것도 새롭게 알게됐다.

전에 갔던 제부도로 차를 달렸다. 2,30분 걸렸는데 역시 바위를 들추어 게를 상당히 잡았다. 1시간 정도 수십 마리를 잡아서 다시 궁평항으로 돌아왔다. 12시쯤 되니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날이 더워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려는데 비비빅이 1,000원이다. 우리동넨 4백원인데. 나올 때 제부도도 사람과 차들이 바글바글하더니 궁평항도 마찬가지다. 겨우 한자리를 발견해 갓길에 차를 댄다.

함께 라면을 끓여먹고 너무 피곤해서 궁평항 유원지 가는 길 그늘에 차를 대고 의자를 젖혀 놓고 낮잠을 잤다. 바람이 꽤나 시원했다. 가는 길에 마트에서 콜라와 과자, 또 간이매대에서 왕새우튀김 10 마리를 샀다. 장인어른은 망둥어 2마리를 잡으셨는데 한마리는 다시 바다로, 다른 한 마리는 이장님 스타일 낚시꾼에게 드렸다.

4시쯤 궁평항을 출발하여 처가집에 오니 6시 40분이다. 갈 때보다 딱 2배 더 걸렸다. 집에 오니 가을 햇볕 하며 썬크림을 안 발랐더니 피부가 새빨갛게 익었다. 복음을 전하지 못한게 아쉬웠지만 장인어른, 장모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어 감사하다.

낚시터 우편 해수욕장 쪽 모습
카페에서 라이브를 들려준다
화장실이 깨끗한 곳이 좋다
낚시터로 가는 길
새우깡 냄새를 맡은 갈매기떼
한참 미끼 준비에 여념이 없는 장모님
낚싯줄을 연결하는 장인
새우깡을 채갈 준비를 하는 갈매기
새우깡을 먹고 신이 난 갈매기
제부도 갯벌 비상헬기 착륙장
1시간 동안 잡은 게들
옆집 삼어를 잡아 든 아들
망둥어를 든 아들
새끼 숭어를 든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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